누구에게나 처음이 있다
- 춤추는늘보

- 5월 16일
- 3분 분량
처음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고 집밖을 나선 날, 처음 붓을 들고 캔버스 앞에 앉은 날, 처음 낯선 클래스 홀에서 가만히 선생님의 동작을 따라 하던 날… 솜씨님은 지금 하고 계시는 취미의 첫 시작을 기억하시나요?
어쩌면 시작하게 되는 계기는 아주 사소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어느 새 정신을 차려보니 고인물 취미생, 혹은 본업 못지 않게 취미에 진지해진 사람이 되어버린 거예요.
저도 현대무용을 시작했던 때를 떠올려볼게요. 그 당시 한창 유행하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고 무심코 빠져들었어요. 다양한 장르의 춤이 펼쳐졌지만, 어떤 타장르도 멋지게 소화해내는 현대무용이라는 장르에 마음이 확 끌렸어요.
당시엔 현대무용이 정말 낯선 단어였지만, 프로그램 덕분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춤을 한 번도 춰보지 않은 저는 망설이다가 결국 학원을 찾아 원데이클래스를 등록했고, 그렇게 ‘한번만 해볼까?’ 했던 것이 어느새 9년 차 취미가 되었답니다.
이렇게 어떤 자극 하나가 계기가 되어 시작되는 취미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정말 사소한 계기가 인생의 큰 취미가 되기도 해요. 오늘은 취미의 시작이 되어줄 수 있는 순간들을 꼽아봤어요.
1. 영상 하나가 평생 취미를 가져다 준 사연 📺
요즘은 유튜브, 넷플릭스, SNS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접할 기회가 참 많아요.

특히 댄스, 요가, 공예 같은 분야는 영상의 힘이 정말 큽니다. 단 1분짜리 릴스 영상을 보고 무용 클래스에 등록했다는 분도, 넷플릭스 요리 다큐를 본 뒤 파스타 기계부터 장만했다는 분도 있었어요. 순간의 한 장면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죠.
어떤 분은 우연히 본 여행 브이로그에 마음을 빼앗겨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났고, 그걸 계기로 여행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다고 해요. 지금은 여행 글을 모아 전자책을 낸다고 하더라고요. 화면 너머의 세계가 나의 취미로 이어지는 경우가 요즘 정말 흔해졌어요.
2. 원데이 클래스, 마음 편한 시작 ✨
원데이 클래스는 요즘 가장 흔한 취미 입문 창구예요. 비건 베이킹, 향수 만들기, 도예 체험, 플라워 클래스... (솜씨당에도 수많은 원데이클래스들이 있죠!) 가볍게 하루 경험해본 것이 의외로 ‘나한테 잘 맞는 것 같아’ 싶을 때가 있어요.

그렇게 본격적인 취미의 세계로의 문이 열립니다. 시작은 부담 없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시대에 딱 맞는 형식이죠.
저도 현대무용의 시작은 원데이클래스였어요. 만약 한달치 프로그램을 바로 끊어야 했다면 가격도 기간도 부담스러워서 선뜻 시작하지 못했을 거예요. ‘한 번 해보고 안 맞으면 안하면 되지, 뭐’ 하는 생각이 문턱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많은 취미 업계에서 활발하게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죠.
3. 친구 따라 강남 가기 👭
누군가의 권유도 좋은 계기가 돼요. 친구가 하도 재밌다길래 따라갔던 드로잉 수업, 함께 운동하자며 끌려간 PT 클래스… 그런데 정신 차려 보니 친구보다 내가 더 열정적으로 빠져드는 경우도 은근히 많죠. ‘그냥 한번만’이 생각보다 인생을 바꾸는 데 능하답니다.
친한 친구가 발레를 배운다고 해서 같이 따라갔다가 나중엔 친구는 그만두고 자신만 콩쿠르 무대에 서게 된 사람도 있어요. 역시 사람 일은 모르는 거예요!

4. 그냥 할인하길래… 🤑
의외로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계기도 있어요. 집 앞 헬스 센터에서 수업 할인권을 뿌려서, 1회 체험이 무료라서, 저렴한 가격에 혹해 우연히 얻은 기회로 발을 들여놓는 경우도 많아요.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저렴한 가격이 결국 시작하는 계기가 되어줄 수 있는 거죠.
직장 근처 요가 스튜디오에서 이벤트로 3회 무료 수업을 해준다는 말을 듣고 가볍게 신청했다가, 단 3번 만에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끼고 지금은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요가를 한다고 한다는 사람도 있어요. 가끔은 이렇게 할인 행사 하나가 삶의 루틴을 바꿔놓기도 합니다.
5. 건강을 위해 시작했지만 💪
달리기, 수영, 필라테스처럼 처음엔 단순한 건강관리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하다 보면 의외로 재미에 빠져드는 경우도 많아요. 처음엔 억지로였지만,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취미로 바뀌는 마법..! 습관이 기쁨이 되고, 기쁨이 곧 취미가 됩니다.
제가 아는 분도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다가 의사의 권유로 걷기 운동을 시작했대요. 당뇨 관리 차원에서 하루 30분만 걷자고 다짐했는데, 지금은 앱으로 매일 걸은 거리와 시간을 기록하고 하루라도 못 걸으면 허전할 만큼 산책 매니아가 되었다고 합니다. 산책하면서 사계절의 변화를 만끽하고 온전히 내면에 몰입하는 그 시간이 너무 좋다나요.
물론 특별한 계기 없이도 조용히 스며드는 취미도 있어요. 큰 목적 없이 하다 보니 좋아졌고, 좋아서 계속하게 되는 일들… 집에 굴러다니던 카메라를 그냥 들고 나갔다가 햇살 아래 비치는 나뭇잎을 찍는 게 너무 즐거워서 그렇게 시작한 사진이 지금은 취미가 되었다는 이야기, 책을 보며 좋은 문장들을 적어두다가 어느 새 노트 10권을 채워버렸다는 이야기… 시작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기 마련이죠.
취미의 시작은 대체로 예상 밖인 것 같아요. 대단한 포부 없이 시작할 수 있었기에 부담 없이 꾸준히 할 수 있게 되는 걸지도요. 그러니 마음 편하게 뭐든 가벼이 시작해봐요! 어쩌면 가벼운 시작이 솜씨님의 평생 취미를 가져다 줄지도 몰라요.
Written by 춤추는늘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