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면 바로 이직, 아니 전환! 취미 찍먹 생활
- 춤추는늘보

- 5월 30일
- 2분 분량
“요즘엔 또 무슨 취미 해?” 친한 친구가 무심하게 던진 말인데, 순간 뜨끔!하는 솜씨님 있나요? 머릿속을 스친 취미 목록만 해도 열 손가락이 모자를 수도요. 러닝, 가죽공예, 도예, 독서 모임, 재즈댄스… 어떤 건 한 달, 어떤 건 딱 한 번 하고 그만뒀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걸 실패라고 느끼진 않아요.
요즘엔 취미도 안 맞는다 싶으면 퇴사하듯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보다는, “안 맞으면 빨리 접는 게 낫지”라는 분위기가 훨씬 익숙하죠. 오늘은 이 ‘취미 찍먹 현상’’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질리면 바로 다음으로!
요즘 사람들은 취미를 장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짧고 선명한 체험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보여요. 플라워 클래스, 도예 원데이, 필사 챌린지, 온라인 댄스 수업까지. 마음이 끌리는 대로 찍먹하고, 괜찮으면 좀 더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그만둬요. 부담 없이 가볍게 시작하고, 미련 없이 떠나는 식이죠.
단순히 게으르거나 무책임해서가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인 거예요. 내가 이걸 좋아할지 아닌지는 해봐야 아는 거고, 굳이 억지로 참고 꾸역꾸역 하는 게 무슨 의미냐는 생각인 거죠. 무엇보다 이들은 경험 자체에 가치를 둬요. 누구한테 보여주고 과시하기 위한 결과물보다는 시도와 기억을 남기는 쪽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거죠.

꾸준함보다 확장, 경험 수집형 라이프스타일
어릴 땐 ‘꾸준히 해야 멋지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하나를 오래 하기보다는 여러 가지를 거쳐가며 나만의 취향을 만들어가는 삶을 선택하고 있어요. 다양한 것을 시도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방향이 있거든요.
단순한 체험 소비를 넘어서, 스스로를 탐색하는 방식이에요. 오늘은 그림, 내일은 조깅, 다음 달엔 뜨개질. 이렇게 취미를 이동하며 우리는 내가 어떤 상황에 몰입하는지, 어떤 순간이 나를 살아 있게 하는지를 조금씩 배워가요.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호불호도 점점 더 뾰족해지죠. 정체성을 ‘쌓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과정에 가까워요.
물론 고민도 생겨요

이런 찍먹 취미 생활에는 아쉬움도 있어요. 무엇보다 깊이가 쌓이기 어렵다는 점. 뭔가를 ‘잘하게 된 경험’보다 ‘시도했다가 그만 둔 경험’이 더 많아지는 거니까요. 그렇게 계속 갈아타다 보면 “나는 왜 뭘 해도 오래 못 하지?” 같은 회의감이 들기도 해요.
또, 흥미 위주로만 움직이다 보면 짧은 자극에 익숙해져서, 조금만 지루해져도 바로 포기하게 되는 패턴이 생기기도 해요. 마치 SNS 피드를 넘기듯, 흥미로운 것만 좇는 데 익숙해지는 거죠.
전환의 시대, 중요한 건 나의 감각
하지만 저는 이 방식이 지금 시대에 꽤 잘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속도감 있게 살아가는 일상, 짧은 여가 시간, 빠르게 변하는 관심사 속에서 꾸준함을 유지하는 게 꼭 정답은 아니니까요.
어쩌면 계속 찍먹하다 보면, 많이 바꿔봤기 때문에 오히려 정말 오래 하고 싶은 무언가를 만났을 때 단번에 알아보게 될지도 몰라요. 다양한 시도 끝에 내게 딱 맞는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의 짜릿한 희열은 오랜 꾸준함보다 더 오래 지속하기 위한 동력으로 변할지도 모르고요!

그러니 솜씨님, 혹시 취미를 자주 시도했다가 그만둔다면, 계속 바뀐다고 해서 스스로를 나무라지 않으셨으면 해요. 솜씨님은 지금 남들보다 더 많은 세계를 경험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Written by 춤추는늘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