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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취미 다른 방식, 취미의 세대

  • 작성자 사진: 춤추는늘보
    춤추는늘보
  • 9월 3일
  • 2분 분량

같은 뜨개질, 같은 사진 찍기라도 우리 부모님 세대와 우리가 즐기는 방식은 조금 달라 보입니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달라졌다기보다는, 시대마다 생활환경이 달라지고 취향을 둘러싼 문화가 변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같은 뜨개질을 해도 예전엔 살림을 보태는 기술에 가까웠다면, 요즘은 힐링이나 자기표현에 가까운 경우가 많잖아요. 


이런 세대 차이를 생각하다 보면, 결국 취미란 개인의 선택이면서 동시에 시대의 공기를 반영하는 거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님 세대의 취미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같은 취미라도 완전히 다른 세계를 엿보는 것 같고, 지금 우리가 즐기는 취미도 언젠가 미래 세대에게는 그렇게 다르게 보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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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에서 출발 vs 즐거움에서 출발 🎯

부모님 세대에게는 취미가 생활과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뜨개질, 바느질, 요리 같은 기술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집안을 꾸려가는 데 꼭 필요한 능력이었죠. 또 외국어나 자격증 공부를 취미 삼아 하던 분들도 많았습니다. 즐기는 것을 넘어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용성’이 중요한 기준이 된 셈이에요.


요즘 세대는 조금 다르죠. 취미를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가 ‘즐거움’ 혹은 ‘자기계발’이 되곤 하니까요.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나를 표현하고 싶어서 춤을 배우고, 단순히 재미있어서 보드게임을 파고듭니다. 물론 지금도 생활에 유용한 취미가 없지는 않지만, 굳이 도움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취미는 성취보다 과정과 즐거움에 방점이 찍혀 있는 거죠.


오프라인 모임 vs 온라인 커뮤니티 💻

예전에는 취미를 이어가는 방식이 주로 오프라인 모임이었습니다. 동호회, 문화센터, 지역 강습 같은 곳에서 사람을 만나 배우고,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이 곧 취미의 일부였어요. 얼굴을 마주하고 친목을 다지는 게 자연스러웠던 시대였죠.


반면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디지털 기반의 취미가 훨씬 늘어났습니다. 유튜브로 배운 뜨개질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고, 좋아하는 연예인의 팬 아트는 트위터에서 반응을 얻습니다. 원데이 클래스에서 만난 사람과는 그날이 지나면 다시 연락하지 않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익명으로도 깊이 취향을 공유하곤 하죠. 사람을 만나는 취미라도, 그 만남의 방식이 시대에 따라 달라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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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정리 vs 피드 기록 📸

취미를 기록하는 방식도 세대마다 다릅니다. 부모님 세대는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현상해서 앨범에 차곡차곡 정리했습니다. 손글씨 일기장에 하루의 소소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고요. 기록은 나만의 추억을 간직하는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사진을 찍으면 바로 인스타그램 피드나 스토리에 올리고, 기록은 곧바로 공유가 됩니다. 나를 드러내고 다른 사람의 반응을 통해 다시 취미를 즐기는 방식이 자연스러워진 거죠. 그래서 기록은 혼자만의 결과물이 아니라 소통의 일부가 되고, 취미가 곧 자기 브랜딩이 되기도 합니다.


실속 투자 vs 경험 소비 💸

취미에 투자하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부모님 세대는 오래 두고 쓰는 장비나 기술 습득을 중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카메라 하나를 사면 오랫동안 쓰고, 클래식 악기를 배우면 꾸준히 연습해 실력을 쌓았습니다. 비용을 들이더라도 ‘실속 있게 오래 남는 것’이 중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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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지금은 ‘경험에 소비’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원데이 클래스, 체험형 취미, 짧고 강렬한 즐거움에 돈을 쓰는 것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쓸모가 없더라도 그 순간의 만족이 충분하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거죠. 장비병처럼 큰 돈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그마저도 즐거움의 확장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세대에 따라 취미의 출발점이나 방식은 달라졌지만, 결국 본질은 같습니다. 조금 더 행복하게 살고 싶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 말이에요. 취미는 단순히 놀이나 여가가 아니라, 내 삶을 지탱하는 태도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대 차이를 이야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닮은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부모님이 뜨개질을 하며 느낀 성취감과, 우리가 그림 그리기를 하며 느끼는 힐링은 어쩌면 같은 감정일지도 몰라요. 서로의 취미 방식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세대를 잇는 대화의 장이 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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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춤추는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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